2009년 12월 20일
“방 없어요!”
본문 누가복음 2:1 이때에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 하였으니
2 이 호적은 구레뇨가 수리아 총독되었을 때에 첫 번 한 것이라
3 모든 사람이 호적하러 각각 고향으로 돌아가매
4 요셉도 다윗의 집 족속인 고로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서 유대를 향하야 베들레헴이라 하는 다윗의 동네로
5 그 정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하러 올라가니 마리아가 이미 잉태되었더라
6 거기 있을 그 때에 해산할 날이 차서
7 맏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도입
축제준비로 교회 전체가 이미 축제를 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교구별로 연습이 상당합니다. 가능하면 많은 사람이 참석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좀 틀려도 연습이 부족한 사람도 함께 동참해서 훈훈한 동포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 되었으면 합니다. 며칠 후면 성탄절입니다. 2009년이죠? 예수님 태어나신 때를 기점으로 만든 예수님 달력을 전세계가 쓰고 있구요 25일은 예수님 생일일거라는 가정아래 전세계가 예수님 생일로 기념하여 축제를 즐기는 것입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사람으로 태어나신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요 전 세계가 다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 날을 맞이하여 예수님 탄생에 관해 오늘 같이 은혜를 나누기를 원합니다.
1. 거절하는 사람들
어떤 자매님이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나왔습니다. 바로 시골에 있는 회사에 들어가서 회사에서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의 변화가 생겨 회사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서울로 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서울로 오니 갈 곳이 없었습니다. 아는 사람도 없고 갈 곳도 없는데, 겨우 친척이 일하는 집에 찾아 가게 되었습니다. 그 집에서 하루 머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갔습니다. 사정 이야기를 하고 하루 밤만 묵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밤중에 그 집에 계시던 할머니께서 마음이 변해서 나가라고 했습니다. 낯선 사람을 집에 둘 수 없다고 나가라고 했습니다. 밤 10시가 넘어서 낯선 서울 땅에 버려지게 되었습니다.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거죠.
나그네의 딱한 사정이죠. 우리의 사정이기도 합니다. 집 떠난 나그네가 되어 겪는 어려움과 서러움은 한 두 가지가 아닌 것입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실 때, 나그네가 되어 탄생하셨습니다. 원래 예수님을 잉태하신 육신의 부모님이 사시는 곳은 나사렛이었습니다. 갈릴리 지방 나사렛이죠. 그런데 남쪽의 베들레헴으로 내려와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이 당시에는 아구스도 황제가 통치하던 때입니다. 이스라엘은 로마의 부속국으로 수리아 총독 구레뇨가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로마 황제인 가이사 아구스도는 자신의 지배하에 있는 전국에 호적령을 내렸습니다. 정확한 인구조사를 하여 세금을 거두기 위해 모든 사람이 고향에 가서 호적을 하도록 명령을 내렸습니다.
요셉 역시 호적을 하기 위해 고향으로 갔습니다. 가문별로 호적을 하기 때문에 사는 곳에서 호적을 하지 못하고 고향으로 가야 했습니다. 정혼한 마리아와 함께 그의 고향인 다윗의 동네 베들레헴으로 떠났습니다. 그런데 호적을 하는데 여자는 직접 가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요셉이 마리아와 함께 호적하러 간 것은 만삭이 된 마리아를 돌보아 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만삭의 몸인 마리아를 두고 갈 수 없었습니다. 나사렛에서 베들레헴까지 가까운 거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 당시에는 버스가 있습니까? 기차가 있습니까? 발달된 교통수단이 없는 그런 때에 만삭인 약혼녀를 데리고 가는 길이 빠를 수가 없었습니다. 드디어 베들레헴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었습니다. 방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여관마다 사람들이 가득했습니다. 초라한 촌사람 요셉과 만삭의 마리아에게 방을 내어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눅2:6 거기 있을 그 때에 해산할 날이 차서
7 맏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사관에 있을 곳이 없다고 합니다. 여관에 방이 없다는 거죠. 누울 곳이 없었습니다. 밤이 되어 발 뻗고 잘 자리가 없었습니다. 고향이라고 갔지만 아무도 반겨주는 사람 없고 제대로 대접해주는 사람이 없죠. 금방 아이를 낳을 것 같은 산모에게 따뜻한 방 하나 내어주는 사람 없었구요 자신의 거처를 양보하는 사람 하나 없었습니다. 머무를 곳이 없었습니다.
하룻밤 재워주는 곳 없어서 밤에 눈물로 거리를 헤매는 자매님의 심정이 요셉과 마리아의 심정과 같았을까요?
예수님이 받은 대접은 우리보다 더 합니다. 사람 사는 곳에서 태어나실 수 없었습니다. 앞에 차려진 것은 마굿간이었습니다. 편히 누울 곳 제대로 없죠.바람은 술술 들어오고 짐승 냄새와 짐승의 배설물 냄새 때문에 숨쉬기도 괴로운 마굿간에서 여장을 풀었습니다. 마침 산기가 느껴졌고 진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천하를 호령하시고 사람을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이 친히 육체를 입으시고 이 땅에 오셨는데 탄생하신 곳이 마굿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강보로 싸서 구유에 누이셨습니다.
여러분은 어디에서 태어나셨습니까? 전쟁 중에, 길에서 아이를 낳는 경우는 있죠. 너무 딱한 형편에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아이를 낳을 수는 있지만 이렇게 마굿간에서 태어난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천지를 호령하시는 분이신데 왜 예수님을,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가장 천한 모습으로 태어나게 하셨을까요? 떵떵거리는 황실의 가문에 주목받는 왕자로 태어나게 하지 않으셨을까요? 시대를 다스리는 권세자의 집에서 태어나게 하지 않으셨을까요?
하나님이 힘이 없어서 그렇게 하셨을까요? 세상의 권세 잡은 자가 무서워 그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어두컴컴하고 아무도 보는 사람 없는 그런 우중충한 곳을 택하셨을까요?
하나님의 섭리가운데 되어진 일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안배하신 일입니다.
하나님은 낮은 자리에 오셨기에 나그네 된 우리의 심정을 직접 겪어 보셨습니다. 집 없어 힘든 설움을 직접 겪어 보셨습니다.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직접 겪어 보셨습니다. 황실의 왕자로 태어나셨으면, 하늘 보좌에서 말할 수 없는 권세를 가지고 사람들을 다스리시던 그 분이 어떻게 추운 겨울날을 걱정하는 서민들의 마음을 알겠습니까? 가난한 자의 설움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손가락질 받는 죄인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무거운 몸으로 방을 구하는 사람을 어느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는 소외감을 느껴본 예수님이십니다. 그런 하찮은 집안에서 살아 온 예수님이십니다.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도다” 라고 탄식하셨습니다. 심령 깊숙한 곳에서 어렵고 병들고 약한 자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아시는 그들의 친구가 되셨습니다. 추운 겨울 쓸쓸하고 외로운 우리의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하는 우리의 친구가 되신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 하나님의 계획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는 온 인류가 다 행복하고 다 만족하며 굶주린 자가 없고 아픈 자가 없는 에덴동산에서 살도록 창조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담의 불순종으로 인해 인류가 죄를 짓게 되었고 인류가 죄 가운데 빠져서 하나님을 멀리 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욕심대로 행하게 되고 여러 가지 사정과 여러 가지 형편에 따라 각기 사는 모습이 다르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아담과 하와 둘 밖에 없을 때에도 그들이 사탄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는데 지금은 65억 인구가 한데 뒤엉켜 살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탄의 유혹이 우리 주변에 있을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죄악으로 유혹하는 세력들이 얼마나 많이 있을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각기 좋은 대로 자기 생각대로 죄악을 향하여 달려가면서 하나님 뜻과는 반대의 방향으로 살고 있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질고가 생기고 그래서 한숨이 생기고 그래서 아픔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도 어려움 속에 빠지게 되면 먼저 오는 것이 후회입니다. “내가 그 때 왜 그랬을까?” 연약한 성정을 가진 죄인인 인간인지라 날마다 후회할 순간들이 얼마나 많은 지요.
사람들이 하나님은 아랑곳 하지 않고 각기 제 갈 길을 가고 있고 각각 쾌락으로 탐욕으로 빠져 들고 있는 이런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님의 마음은 찢어지는 것 같죠. 이들이 가는 곳이 어디입니까? 하나님의 심판대 앞을 통과하게 되며, 결국은 지옥불로 떨어져야 하는 신세 아닙니까?
하나님을 싫다고 떠난 자들 아닙니까? 여러분 같으면 여러분을 배신하고 떠난 사람에 대해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보겠습니까? 은근히 잘못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까? 나 떠났으니 어디 잘되나 두고 보자 하고 은근히 복수하기를 원하는 우리 사람들과는 달리 하나님은 하나님 당신을 싫다고 떠난 자들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애통하는 마음으로 긍휼한 마음으로 바라보시며 고민하셨습니다.
이미 창세전에 계획한 대로 하나님의 아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시는 것을 실현하실 때가 된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실현하시기 위해 마리아의 몸에 성령으로 잉태케 하시셨습니다.
이사야 7:14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이사야의 예언이죠 700년 전의 예수님에 대한 예언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마리아가 베들레헴에서 예수님을 낳게 된 것입니다. 호적하는 일로 인해 마리아가 베들레헴까지 우연히 가게 된 것 같지만 그 곳에는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이루는 하나님의 섭리가운데 되어진 일입니다. 일찍이 하나님께서는 미가 선지자를 통해서 메시야 우리의 구원자되시는 분이 베들레헴에서 태어날 것을 예언하게 하셨습니다.
미가5:2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찌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태초에니라
하나님의 예언을 하나님께서 반드시 이루십니다. 우연히 베들레헴으로 가게 되었지만 하나님은 이 예언의 말씀을 이루시기 위해서 로마 황제의 마음을 움직이셨습니다. 갑자기 호적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셨고, 그래서 마리아를 베들레헴으로 올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 가십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말씀을 이루기 위해 세계를 움직이시며 역사를 손 안에 다스리고 계신다는 사실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우리 동포들을 한국으로 보내기 위해 한국과 중국의 정치하는 분들의 마음을 움직이셨고, 한중 수교를 하게 하셨고, 고용허가제라는 법을 만들게 하셨고 방문취업제를 도입하게 하셨습니다. 어느 정도 편하게 한국에 있을 수 있도록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숨은 뜻은 무엇일까요? 우리 동포들이 하나님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모든 세계의 역사가 하나님의 손 안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원하십니다.
혼자 힘으로 자수성가한 한 남자 집사님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나는 내 주먹을 믿습니다. 나는 세상에 믿을 것 의지할 것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주먹을 갖고 식구들을 먹이고 입혔고 이 주먹을 갖고 자식들 공부시켰습니다. 이 주먹으로 다 해내며 살았어요. 부모님이 남겨주신 것 하나 없는데 내 주먹으로 다 해결했습니다. 하나님을 믿느니 내 주먹을 믿겠어요.”
이 말을 들은 전도사님은 그 순간 이 주먹이 얼마나 단단한지 시험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망치를 달라고 부인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그리고 손을 탁자위에 올려보시라고 했습니다. 남자가 “왜 그러십니까?” “선생님 제가 이 망치로 선생님의 주먹이 얼마나 크고 센지 테스트해보려고 합니다.” 그랬더니 설마 내리칠까 생각해서 꼼짝도 하지 않다가 진짜로 내리치려고 망치를 들고 내려치려고 하자 “이 여자가 미쳤나? 당연히 깨지지! 당신 그걸 말이라고 해?” “우리 주먹은 망치보다도 약합니다. 우리는 망치에 주먹이 깨질까 걱정하는 연약한 사람입니다.” 내 주먹 믿지 마시고 하나님 믿으시기 바랍니다. 하고 전도를 했다는 것입니다.
내 주먹 하나 믿고 한국에 왔는데 내 생각대로 돈 벌어지지 않구요. 또 그 주먹이 기계에 치이고 다치고 그럴 때가 있습니다. 내 몸 하나 내가 온전히 지키지 못해 어려움 당할 때가 있습니다. 내 힘으로 살 수 없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제는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죄가 많아 여태 지은 죄가 너무 많아서 하나님 앞에 나가지를 못합니다. 우리의 죄를 해결해야 합니다. 죄를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구약시대에는 무수한 짐승의 피를 대신해서 제물로 올려놓고 죄인들의 죄값을 치렀습니다. 그러나 숱한 짐승의 피가 사람의 죄를 영원히 씻을 수 없었습니다. 어느 한 사람이 인류의 죄를 대신할 수는 없을까요? 사람은 모두 죄인이라 죄인이 죄인의 죄를 대신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죄 없으신 하나님이 친히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부활하셨습니다.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는 자에게는 하나님과 화목하게되고 하나님 자녀 되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주는 것입니다. 이런 굉장한 일을 하기 위해 예수님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사람으로 태어나게 되신 것입니다.
자신을 주시는 높은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를 향하여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3. 내 방 드릴께요.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 베들레헴에 가득한 사람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냉대했습니다. 행색이 초라한 요셉과 마리아에게 어느 누구도 방하나 내어 주지 않았습니다. 물론 방이 부족해서 그러했겠죠. 그러나 아기가 곧 태어날 것 같은 산모에게 그 어느 누구 하나 온정을 베풀지 않았습니다.
아까 이야기한 한밤중에 잘 곳이 없어 헤매던 자매님은 일자리를 잡고 방도 잡았습니다. 너무 서러운 경험을 생각할 때마다 속이 상해 드디어 결심을 했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은 모두 내 집에서 재워 줄 거야 하고 단단히 결심을 했습니다. 출퇴근하는 일자리라서 식당 근처에 방을 잡았는데 그 방이 불이 안 들어오는 방이었습니다. 겨울이 되면 전기장판을 깔고 추운 겨울을 나는 그런 방이었습니다. 그래도 얼마나 좋습니까? 나가라는 사람 없고 내 마음대로 다리 뻗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습니까?
중국에서 큰 집 부부가 나왔습니다. 물론 갈 곳이 없습니다. 내 집에 오라고 했습니다. 내 집에서 같이 지냈습니다. 어디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친척이 좋아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렇게 남에게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같이 지내다 보니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빨리 일자리 찾아 나가면 되는데 마침 겨울이 다가와서 남자들 일자리 찾기도 힘들고 동서 일자리 찾는 것도 쉽게 되어 지지 않았습니다. 여기 가보면 저것이 맞같지 않고 저기 가보면 이것이 맞같지 않고 이것저것 부부가 같이 할 일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지나갔습니다. 한 사람 쓰던 방에 세 사람 쓰게 되니 채소 값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 전기장판을 하루 종일 쓰니 전기세가 들어가는 것이 보통이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일자리 구하지 못해 생활비를 낸다는 것은 생각도 못하죠. 들어가는 것은 만만치 않죠.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생활하는 큰 집도 눈치 보이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자기네들 딴은 채소도 사오고 밥도 해주고 열심히 도와준다고 하지만 방세를 대신 내 줄 돈도 없고 전기세를 대신 내 줄 돈도 없고, 형제간에는 또 그렇게 해줘도 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죠. 내가 중국에서는 얼마나 잘 해줬는데, 그깟 전기세 하나 가지고 그렇게 아까와 할 것은 무엇인가 하는 불만이 서로 서로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일 하려다가 불만이 싸여가고, 형제간 정에 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조그만 사건을 계기로 서로의 불만이 폭발해지고 급기야는 부랴부랴 방을 구해 따로 분가를 했습니다.
사람은 좋은 일 하는 것이 매우 힘든가 봅니다. 좋은 생각으로 시작한 선행인데 실컷 잘 해놓고 결국은 싸워서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내 사정이 먼저 생각나는 것이 사람인가 봅니다. 내가 조금 불편한 것을 견디기 어려운 것이 사람인가 봅니다. 내 사정 다른 사람이 몰라주면 그렇게 서럽지만 우리는 내것으로 어려운 자를 위해 아낌없이 베푸는 것에는 무척 인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내가 받은 설움만 기억하고 있습니까? 다른 사람을 제대로 돕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습니까?
어느 교회에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성탄 이브 행사의 밤이었습니다. 주일학교 유년부에서 성극을 하게 되었는데 그 반에는 말이 어눌한 아이가 문제였습니다. 고민 끝에 선생님은 그 아이에게는 여관집 주인 역을 맡겼습니다. “방이 없습니다. 방이 없습니다. 빈방이 없습니다.” 이 말만 하면 되도록 했습니다. 연극이 진행됩니다. 요셉과 마리아가 간절히 말합니다. “우리는 너무 멀리서 왔습니다. 아내는 출산할 날이 되었고 쉴 곳이 필요합니다.” 이때 여관집 주인이 나와서
“방이 없습니다. 방이 없습니다. 빈방이 없습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낙심하고서 뒤로 돌아 걸어갔습니다. 이때 여관집 주인은 각본대로 문을 꽝하고 닫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 아이는 각본대로 하지 않는 겁니다. 들어가지 않고 걱정스러운 듯 눈물을 흘리며 요셉과 마리아를 향해 소리칩니다.
“요셉 마리아 가지 마세요, 내 방을 써요 내 방에서 쉬란 말이에요.”
연극은 엉망이 되었지만 수많은 관중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예수님이 높고 높은 영광 가운데 오셨으면 냉대를 당하지 않았을텐데... 우리도 뭔가 있는 것처럼 대단한 권세를 가지고 한국에 왔으면 무시를 당하지 않았을텐데... 예수님은 이 모든 것을 친히 경험하신 분이십니다. 어려운 사정을 다 아시고 우리의 모든 것을 함께 하시고 나누기를 원하시고 도와주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우리가 받은 서러움과 냉대 때문에 가슴아파하고 있었지만, 정작 예수님은 어떠셨을까? 한 번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심정을겪어보시기 위해 가장 누추한 곳을 택하시어 탄생하셨다는 사실에 관심조차 갖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이 친히 경험하시고 겪어보셨기에 우리를 향한 사랑은 남다르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냉대를 받을 때는 서럽고 힘들지만, 내 것으로 다른 사람을 대접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각박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내 방을 써요. 하고 소리치는 아이처럼 우리도 선뜻 내 방을 예수님께 내어드릴 수 있을까요?
지금 예수님 우리 앞에 오셨습니다. 예수님 방이 필요하십니다. 내 방을 내어 드릴 수 있습니까? 지난 번 새신자에게 자신의 집에 머물라고 친절을 베푸는 성도를 보았습니다. 예수님을 대접한 것입니다.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고 하시지요.
내 것을 이웃을 위해 그리고 예수님을 위해 내어드릴 수 있습니까?
예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 비좁습니다. 성전을 넓히고자 하는 애타는 마음은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아기를 밴 산모를 돌려보내는 사람들 중 마음이 아팠던 사람도 계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방을 내어주는 희생은 하기가 어려웠던 것이지요. 우리 교회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은 있으나 선뜻 예수님을 위해 내 것을 내어 놓는 헌신은 있는지요?
교회 성전 건축을 위해 기도는 하지만 나의 귀한 물질 정성을 선뜻 내어놓는 순종이 있는지요?
하나님의 사업을 위해 교회 앞에 내 것을 선뜻 내어 놓는 표현하는 사랑이 있는지요?
결론
예수님 낮은 자로 오신 것은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가난한 자 비천한 자의 친구가 되셨고 누구보다 이러한 약자의 심정을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런 예수님께서 오늘도 우리를 찾아 오셨습니다. 방이 있냐고? 예수님이 머무를 방이 있는가? 찾아오셨습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을 어떻게 대접해드리겠습니까? 예수님의 몸 된 교회를 어떻게 대접하고 있습니까? 필요할 때만 이용하고 필요하지 않을 때는 버려도 되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숙한 단체라고 생각하십니까? 예수님이 친히 핏 값으로 세운 그래서 모든 사람들에게 안식을 제공하고 생명을 제공하기 위해 세운 가장 귀하고 고귀한 몸 된 제단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교회를 어떻게 대접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교회 앞에 여러분의 믿음을 어떻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제 새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몸 된 제단 앞에 우리가 몸 바쳐 충성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살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낌없이 드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방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