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소풍의 여흥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마련된 우리교회 가을소풍이 풍성한 열매를 맺으며 끝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소풍 다음날부터 감기몸살로 아내가 드러누운 탓에 집과 사무실에서 그 빈자리를 메우느라 바쁘게 보내다 보니 소풍의 여흥을 즐길 틈이 없었는데 이번 주 예배시간에 동영상을 통해 소풍 장면을 보면서 새삼 축제의 감흥이 되살아 났다.
처음으로 행사 도우미의 일원이 되어 새벽 일찍 맡은 지역의 버스 도우미들과 함께 차량 도착여부와 차량별 호차 안내표지 붙이기, 탑승인원 확인 등을 하느라 꽤나 넓은(?) 지역을 몇 차례 왕복하다 보니 약간 피곤함도 느꼈지만 출발 예정시간이 지나서도 예정된 탑승인원이 채워지지 않아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다소의 곡절 끝에 당초 예정시간 보다 늦게 버스가 출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행사장인 하나은행 원당축구장 입구에 도착했다.
워낙 많은 수의 차량(43대)이 한꺼번에 정차하다보니 주변 도로에 교통정체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무난히 넘기고 행사장 안으로 들어서자 우렁찬 찬송가가 우리를 맞았다.
사방이 단풍과 수림으로 둘러싸인 행사장 이곳 저곳에 천막이 처져 있고, 차려진 무대에서 음악이 울려 나오는 광경에 비로소 소풍 온 기분에 서서히 빠져 들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그래도 행사 시작 시간이 되자 어디에서 모여 들었는지 원당 구장이 그의 가득 메워졌다.
김학수 목사님의 찬송 인도로 예배가 시작되었다. 서영희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과 함께 이날 축제를 위해 특별히 참석하셔서 수많은 우리 교포들 우리 성도님들의 모습을 감동어린 표정으로 카메라에 담으시던 송용필 목사님(한국독립교회 선교단체 연합회 회장)의 떨리는 음성의 축사 말씀으로 행사장은 은혜가 넘치기 시작했다.
내빈 소개를 끝으로 1부 순서가 끝나고 점심식사가 시작되었다. 행사장 입구에서 나눠준 도시락과 교구별로 교구장님들과 교구식구들이 성의껏 준비한 음식들을 나눠먹는 모습은 무척이나 정겨웠고,
믿음이 없는 새신자들을 배려(?)해 알코올 음료를 준비해 슬그머니 내 놓으시는 어느 집사님의 애쓰는 모습이 다정하게 느껴졌다.
출발이 지연된 탓에 식전행사와 점심식사가 동시에 이루어져 다소 산만한 분위기가 되긴 했지만 예정에 없이 참석한 찬송가 전문 가수의 복음송이 흥을 돋우기 시작했다.
자칭 가수들의 노래와 우리 교회 특별 공연팀들의 농익은 부채춤, 이색적인 몽골춤과 예선을 거쳐 올라온 대표 가수들의 공식 노래자랑이 이어지면서 축제 분위기는 달아올랐고 이 날의 최고 이벤트였던 교직자들의 달리기 경주가 축제를 절정으로 끌어 올렸다.
평소 약간은 근엄했던 모습들을 다 벗어버리고 자연인으로서 경쟁속에 뛰어들어 죽기 살기로(^ ^) 달리는 모습들에 폭소가 터져나왔다.
우리 교회 명강사들이신 채규범 강도사님과 이상부 장로님이 한중팀과 사랑팀의 선두주자로 나선 릴레이 경주는 장로님보다 뱃살이 조금 덜 나온 강도사님이 앞서기 시작하면서 이미 한중팀의 승리가 예견되었다.
평소 성격이 좋은 박성업 간사님과 배태숙 전도사님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도 그저 싱글벙글이었고, 박명기 목사님과 남승용 전도사님의 표정은 자못 필사적이었다. 해맑은 모습으로 앞서가는 김학수 목사님과는 달리 이를 악문채 달리면서도 표정관리를 위해 웃음을 보이시는 조황주 목사님의 모습은 그래서 더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이 날의 주인공은 역시 임홍 전도사님과 상대가 되신 담임목사님. 앞선 주자들이 벌어놓은(?) 간격 탓에 여유있게 1등으로 들어오시면서 보이신 애교섞인 표정에 함성과 폭소가 터졌다.
노래자랑 시상식과 경품추첨을 끝으로 우리들의 축제가 마무리 되었고, 우리교회 행사때마다 지원 나와주는 대광교회 청년 봉사팀들의 배웅을 받으며 행사장을 나왔다.
공동체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교포들 수천명과 함께 하는 축제였지만
언제나 처럼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마무리된 우리들의 소풍 우리들만의 축제. 그래서 우리 교회는 특별히 하나님의 보호하에 은혜가 충만한 교회임을 새삼 느꼈다.
또한, 정체성과 영혼을 잃은 채 이 땅에 와서 방황하는 우리 동포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하나님께로 인도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교구장님들과 성도님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약속된 인원들이 채워지지 않은 것을 보면서, 우리들의 더 많은 정성과 크리스찬으로서의 본을 보이는 삶이 필요함을 느꼈고,
수백명의 새신자들이 행사에 참석하고, 행사뒤의 첫 주일 수십명의 새신자가 우리 교회 새가족으로 등록하는 것을 보면서 그래서 행사가 필요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행사에 대한 훈련 경험이 전무한데도 최선을 대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신 각 분야 행사도우미들의 노고에 감사와 함께 우리 청년 성도들도 좀 더 성숙되고 한국 생활에 대한 자신감으로 대광교회 청년들이 했던 그 역할을 수행해 내는 그날이 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면서 글을 맺는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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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소풍의 여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