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말은 태어나면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야 한다"는 선친의 명령에따라 고등학교때 서울로 유학온 나는

어린나이에 객지에서 나름 고생을 많이했다ㅎㅎ  사춘기에다 입시 스트레스, 외로움 , 주거문제 등으로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일찍 술에입을대기 시작했다...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대학 들어가서는 당시 암울한 군사 독재정권  

시기라서 술마실 핑계거리는 무궁하였다

세살버릇 여든 간다고 사회생활을 하고, 예수를 믿기 시작하고도 한동안 술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여서...그야말로

주(酒)님 그자체였다...지금도 허리끈 풀고 먹으면 한술 하신다는 우리동포들에게 지고싶은 생각은 별로없다^^

오랫동안 친하지 않아서 많이 약해지긴 했겠지만ㅎㅎㅎ

지난 수요예배후 알콜중독에 대한 설문조사를 교회에서 하였는데...예전의 나는 알콜 중독자에 가까웠다

낙엽이 이렇게 떨어지는 깊어가는 가을날,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는날엔 늘 생각나는 사람이있다

그날, 주일아침에도 나는 교회안내를 서고 있었는데...어디서 술냄새가 진동하면서 부산한 소리가 들려왔다

밤새 술을 마신듯한 한사람이 막무가내로 교회로 진입하려고 했다...말로 설득하기를 여러번...참을성이 없는 나는

또 울컥하였다... 힘으로, 강제로 밖으로 내 몰았다...기세에 눌려 힘에 눌려 결국 그분은 밖으로 나갔다

 순간 한쪽 가슴이 휑하니 뚫리면서 찬바람 같은것이 몰려 왔다

" 이장로! 나도 이런교회엔 들어가지 못하겠네 " 예수님의 음성같은것이 귓전을 때리는것 같았다

밖으로 뛰쳐나가니 그분이 편의점앞에 쭈그리고 앉아있었다...다행이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술깨는 드링크를

한병 사서 드렸다...밥도 못드셨다고 한다...해장국집을 소개해주고 주머니에 국밥값을 넣어 드렸다

나를보고 눈물을 글썽인다...정신이 말짱하다...나도 회개의 눈물이 동시에 흘러내렸다

" 완악한 바리세인 같은자를 예수님의 심장으로 변화 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술이취해 아파트앞 잔디에서 자다가 새벽에  경비아저씨에게 발견되었던 20대 후반의 내모습이...

만취하여 세상 원망하며 행패부리다 파출소에 잡혀가서, 파출소 집기 다 때려 부시고 수갑이 채워졌던

대학교 2학년때의 나의모습이....휘청거리며 해장국 집으로 향하던 그분의 뒷모습 속에 겹치어 보이던

그날 아침이...... 이렇게 추워지는 늦은 가을에는 깊은 부끄러움과 함께 생각이 난다